공인중개사에게 매물의 채무 인수까지 조사‧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본 사례

대법원 2024다239364 손해배상

울산 중구에 아파트를 소유한 원고는 2018년 한국에너지공단을 임차인으로 하여 보증금 2억 원에 부동산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공인중개사인 피고의 중개로 2억 8000만원에 해당 아파트를 소외인에게 매도하였습니다. 원고는 전세금 채무 2억 원을 소외인에게 넘기고, 차액인 8000만 원만 지급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 과정에서 임차인인 공단의 동의를 받지 않았습니다(현행법상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 채무를 매수인에게 넘기고 책임을 면제받으려면(면책적 인수) 임차인의 동의가 필요). 아파트 매수인인 소외인은 공단에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이를 담보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고, 아파트는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공단은 보험사를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았으나, 보험사는 원고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공인중개사인 피고와 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 중개행위는 계약당사자 사이 매매 등 법률 행위가 성립할 수 있도록 조력‧주선하는 사실 행위에 불과하다… 채무 인수 요건에 관한 분석 등을 통해 채무 인수 법적 성격을 가리는 행위는 단순한 사실 행위가 아닌 법률 사무에 해당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채무 인수 법적 성격에 관해 조사‧확인해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신의를 지켜 중개 행위를 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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